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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ESPN 중계권료는 얼마? "액수로 판단 못할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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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ESPN 중계권료는 얼마? "액수로 판단 못할 가치"

    KBO 리그의 미국 내 독점 중계를 알린 ESPN.(사진=ESPN 홈페이지)

     

    국내외 야구 팬들과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가 개막했다. 5일 오후 2시 SK-한화의 공식 개막전 등 5개 구장에서 10개 팀들이 720경기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올해 KBO 리그는 미국, 일본 매체와 중계권 계약까지 마쳐 개막전부터 해외에서 생중계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TV로, 일본 스포존이 유무선을 통해 자국에서 KBO 리그 경기 영상을 송출했다.

    미국과 일본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져 프로야구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때문에 ESPN과 스포존은 KBO 리그를 대체 콘텐츠로 낙점하고 중계를 결정했다.

    특히 ESPN의 KBO 리그 계약이 주목을 받았다. ESPN은 개막 시점에 대한 기약이 없는 메이저리그(MLB) 대신 KBO 리그 중계에 흥미를 보여 협상에 나섰다. 다만 중계권료 없이 영상을 달라는 ESPN의 태도가 논란이 됐다. NBC 등 미국 언론조차 ESPN의 무개념한 자세를 지적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ESPN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런 가운데 KBO 리그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밤(한국 시간) 중계권 계약이 전격 체결됐다. KBO와 ESPN은 5일 자정이 불과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중계권 계약을 발표했다.

    ESPN이 5일 삼성-NC의 대구 개막전을 비롯해 하루 1경기씩 KBO 리그를 중계한다는 것이다. ESPN은 홈페이지를 통해 KBO 리그 10개 구단의 전력을 분석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고, 대구 개막전이 비로 지연되자 KBO 리그 NC에서 뛴 에릭 테임즈(워싱턴)와 화상 인터뷰를 하는 등 나름 짜임새 있게 중계를 준비했다.

    KBO 리그 중계 예고를 알린 ESPN 홈페이지.(사진=ESPN 캡처)

     

    공짜 영상 제공 논란이 있었던 만큼 중계권료 규모도 관심을 끈다. 하지만 KBO와 ESPN은 모두 중계권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양 측 합의 하에 비공개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KBO의 중계권자인 에이클라 측이 손해를 입지 않는 수준에서 결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당초 에이클라 측은 ESPN의 무료 영상 제공 요구에 "미국(서부, 동부, 중부)으로 영상을 보내려면 위성 전송, 중계 자막, 기록, 코더 실시간 변환과 국내용·해외용 2개 피드 제작 등을 위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KBO 고위 관계자는 5일 ESPN의 중계권 계약과 관련한 질문에 "큰 규모는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적잖은 액수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번 계약으로 수익이 발생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액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KBO의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KBO 리그를 야구 종가 미국에 알리는 것인 만큼 의미가 크다"면서 "또 한국이 코로나19 사태를 훌륭하게 수습하며 이른바 'K 방역'의 위상을 높인 상황에서 프로야구까지 개막한 점을 알린다면 국격이 더욱 올라가는 효과도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ESPN은 MLB가 개막하기까지 한시적으로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다. 7월 개막설이 나오는 MLB가 시작되면 KBO 리그 중계에 대한 미국 내 수요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ESPN도 거액을 투자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그렇다면 중계권료를 밝히는 게 KBO나 ESPN으로서도 유리할 게 없다.

    '이것이 K 빠던?' NC 박석민이 5일 삼성과 개막전에서 홈런을 때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대구=NC)

     

    어찌 됐든 간에 ESPN의 KBO 중계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미국 야구 팬들은 SNS를 통해 "KBO 리그를 통해 재충전되는 느낌이다", "오늘 낮잠은 꿀잠이 될 것 같다. KBO에게 고맙다", "새벽 2시에 야구를 보고 있지만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또한 KBO 리그 특유의 배트 플립, 이른바 '빠던'(홈런을 친 타자가 배트를 던지는 세리머니) 등에 대해 호기심을 보였다. 배트 플립은 MLB에서는 금기시되지만 KBO 리그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전준우(롯데)가 2013년 홈런인 줄 알고 멋지게 빠던을 했지만 거센 바람에 타구가 잡힌 장면은 MLB 홈페이지에도 실려 화제가 됐다.

    5일 LG-두산의 경기와 관련해서도 미국 팬들은 "LG 선수(김현수)가 홈런을 쳤는데 방망이를 던지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ESPN 중계진도 NC 모창민이 홈런을 때리고 호쾌한 빠던을 시전하자 "드디어 한국의 빠던이 나왔다"며 흥분했다. 앞서 박석민, 나성범은 홈런을 때리고 배트를 던지지 않아 적잖게 실망했던 중계진이었던 만큼 환호성이 터졌다.

    코로나19로 미국 팬들도 어쨌든 낯설었던 한국 야구를 접하게 됐다. KBO 관계자는 "무관중이 아쉽지만 나중에 관중이 입장하게 되면 KBO 리그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응원 문화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 방역과 함께 KBO 리그의 세계화도 작게나마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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