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기념일 계기로 진행된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 참가자들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제공북한이 20일 미국을 향해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지난 2018년부터 중단됐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방침을 시사한 가운데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올해 2월 16일로 다가온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 80주년에 맞춰 군사적 메시지를 발신하려 하는 모양새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육군대령)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북한군은 동계훈련 중에 있으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오늘 북한 보도와 관련된 행사 준비 활동에 대해서도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정치국 회의를 열고,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포치(재공지)"했으며,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 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공지)했다"고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했다.
북한은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뉴스1 제공합참 관계자는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박하진 않았지만 북한이 열병식 준비를 하고 있는 정황이 있다"며 "정치행사 일정은 미리 정해져 있는데, 어떤 시점에서 열병식을 고려하고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80주년,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110주년을 맞는다. 둘은 각각 '광명성절'과 '태양절'이라고 불리는데 특히 태양절은 북한 최대 명절이기도 하다.
이날 정치국 회의에선 "위대한 수령(김일성)님 탄생 110돐과 위대한 장군(김정일)님 탄생 80돐을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승리와 영광의 대축전으로 성대히 경축하기 위한 당과 국가기관들의 임무를 상세하게 포치하였다"고도 언급됐는데, 이를 기념해 열병식을 열려고 하는 모양새다.
2022년 새해를 맞아 북한 전역에서 근로자와 군 장병, 학생 등이 김일성·김정일 동상과 태양상을 찾아 헌화하고 경의를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북한은 지난 2018년 4월 당 중앙위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었다. 당시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때로, 이후 북한은 실제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핵실험과 ICBM 발사도 하지 않고 있었다.
관영매체에 따르면 정치국은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했다"며 "채택된 해당 결정은 현 정세하에서 우리 국가의 존립과 자주권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시기적절하고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핵·미사일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고, 발사유예 조치의 철회도 아직은 '검토' 단계라는 점에서 일정한 여지는 남겼다고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