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 도입과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발해 집단휴진에 들어간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몰려 붐비고 있다. (윤성호 기자)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 당일인 10일 시민들은 동네의원을 찾다가 발길을 돌리는 등 일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동네 의원의 파업 동참율이 29%에 달했으나, 병원급 이상은 대부분 문을 열었기 때문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론 보도와 동네 의원들의 휴진 소식을 접한 시민들 사이에서 14년만의 의사 파업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
일부 시민들은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이 문을 닫으면 안된다며 파업에 부정적인 반면, 상당수는 원격의료와 의료기관 자회사 설립 등 각종 정책이 가져올 문제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주무 김모(45) 씨는 "우리가 다니는 소아과에서 문자로 휴진한다고 공지가 왔다. 뉴스에서도 전공의들까지 파업한다는 것을 들었다"며 "큰 대학병원의 응급실도 있고 미리 공지도 와서 크게 걱정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의사들이 옳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 아니냐. 많이 배운 사람들이 잘 생각해서 의견을 표출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파업 지지 의사를 밝혔다.
감기몸살로 강남의 병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린 원모씨(41)씨는 "사실 뉴스를 봐도 아무생각 없었는데 이렇게 진짜 문을 닫을지 몰랐다"고 말했다.
원 씨는 이날 다니던 동네 의원을 찾았다 헛걸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다. 참을 수 있다. 목적이 영리화 반대, 원격진료 반대면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뭔가 목소리가 나오면 순리적으로 풀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안보이고 강압적으로 관철시키는 부분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남에 거주하는 65살 정모 씨는 "이슈가 뭔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오늘 알았다. 감기기운이 있어서 (병원에) 왔는데 안하니까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국민 건강을 다루는 의료기관이 파업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볼때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론의 맹비난을 받았던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때와 비교했을 때 집단휴진의 명분에 대해 우호적인 답변이 다소 증가한 것이 눈에 띄었다.
원격의료, 의료기관의 자회사 허용 등이 의료영리화 정책으로 인식되면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일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실시간 기사에 각종 댓글을 달면서 팽팽하게 찬반 의견을 나눴다.
의협 관계자는 "2000년 파업은 우리들만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의료 정책의 큰 방향에 대한 싸움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해주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