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5일 저녁 제3지대 신당 창당의 추진 방식과 지도부 사퇴 문제 등을 두고 두 번째 '끝장토론'에 돌입했지만 양측 모두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와 박지원 의원 등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의원들이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워크숍을 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제3지대 신당 창당과 관련한 추진 방식이다.
당권파는 당내 신당 창당 추진 기구를 설치해 제3지대를 모색하자는 입장이지만, 비당권파는 일단 정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의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한 후 신당창당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비당권파는 워크숍에서 ▲정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즉시 총사퇴 ▲비대위 구성과 비대위원장 외부인사 추대 ▲신당추진 당론 결정 등 세 가지를 정 대표에게 요구했다.
정 대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투표로 뽑힌 대표와 그 지도부들이 특별한 명분도 없이 내부 의원들의 반대로 물러나는 게 전당대회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당권파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워크숍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표로 대표가 됐는데, 일부 의원들이 (사퇴를) 주장해서 당 대표를 내려 놓는 것은 당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솔직히 (비당권파가) 전당대회를 부정하고 당권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이견은 좁히지 못했지만, 당장 6일 사실상 분당 수순으로 치닫는 일은 막았다.
정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6일부터 7일까지 제3지대 신당 창당과 지도부 사퇴 등을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해 결론을 짓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는 워크숍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분당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려고 했는데, 황주홍 의원이 중재의견을 간곡히 줬다"며 "2~3일 정도 마지막 대화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당권파는 정 대표와 지도부 총사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 견고한 만큼 양측 간 합의는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 원내대표는 "대안정치 모임에서는 정 대표 사퇴 없이는 어떤 것도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정 대표도 (우리 요구를) 잘 들었기 때문에 조만간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지난 16일에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문제를 두고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