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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허락과 단장 회의 '씁쓸한 여운'



야구

    삼성의 허락과 단장 회의 '씁쓸한 여운'

    올 시즌 뒤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삼성 마무리 오승환(왼쪽)과 최근 3시즌 두산의 에이스로 맹활약한 니퍼트.(자료사진=삼성, 두산)

     

    삼성이 최강 마무리 오승환의 해외 진출 승락을 공식 발표한 5일. 공교롭게도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늘리겠다는 프로야구 단장 회의 결과도 나왔다.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다. 최근 닥쳐온 프로야구의 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 상징적인 현상이다.

    과연 이날 동시에 일어난 삼성의 공식 입장 발표와 프로야구 단장 회의 결과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스타 유출, 외국인으로 메우는 고육지책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아시아시리즈 대비 훈련이 시작된 5일 "대승적 차원에서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최대한 좋은 대우를 받고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삼성으로서는 보내기는 아깝지만 붙잡을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2005년부터 5번의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준 데다 이대호(오릭스), 류현진(LA 다저스) 등의 활약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팬들의 비난 여론을 감당할 재간이 없다.

    이날 오후에는 10개 팀 단장들이 회의를 열고 외국인 선수를 기존 2명에서 3명 보유로 늘린다고 뜻을 모았다. 출전은 그대로 2명이다. 다만 신생팀 NC와 KT는 4명 보유, 3명 출전 혜택을 한시적으로 주기로 했다.

    스타급 선수들의 유출로 자칫 부실해질지 모를 리그의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오승환뿐만 아니라 윤석민(KIA)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면서 국내 프로야구는 간판 선수 부재라는 악재에 부딪힐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대호, 류현진의 성공 사례로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스타들의 유출은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 시장 메이저리그는 물론 미국에 선수를 뺏기는 일본도 수요가 늘면서 해외 진출 러시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마 선수층 얇아 외국인 확대 불가피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 선수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팀은 10개로 늘었는데 선수들을 공급해줄 아마추어 팀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국내 고교팀은 53개로 1만 7000여 개의 미국과 4000여 개의 일본에 한참 못 미친다. 야구천국 미국도 선수가 없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한국의 사정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고교 팀에 수준급 선수들이 있다고 해도 최근 프로야구에서 즉시 전력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프로야구 신인왕이 순수 신인보다 중고 신인들이 오르는 추세도 이런 이유다. 고교 비주전급 선수들의 기량은 더욱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외국인 선수 확대는 국내 선수들에게는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뚜렷하게 단장 회의 결과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

    더욱이 메이저리그의 인기로 국내 프로야구는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활약하던 1990년대 이후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총 관중은 644만1855명으로 지난해 715만6157명보다 10% 줄었다. 경기 수는 늘었는데 관중은 준 것이다. 해외 리그에 대항할 만한 경기력을 선보여야 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발표된 삼성의 오승환 해외 진출 승락과 프로야구 단장들의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 또 다른 위기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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