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핼러윈 참사' 경위 등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서울경찰청 총경,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6명을 입건했다. 용산서 정보과 내에서 '안전사고 우려' 보고서가 삭제 및 인멸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일부 정황을 파악하고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을 입건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특수본 김동욱 대변인은 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총 154명을 참고인 조사했으며 입건자는 6명"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입건자는 이임재 전 용산서장, 류미진 서울청 총경(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 용산서 정보과장 및 계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다.
김 대변인은 "류 총경, 이 전 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용산서 정보과장 및 계장은 직권남용, 증거인멸, 업무상과실치사상, 용산구청장, 용산소방서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라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핼러윈을 앞두고 안전사고 가능성을 사전 경고했던 용산서 정보과 보고서가 삭제된 정황 등을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애초 용산서 정보관이 해당 보고서를 보고하려 했으나 과장 등이 인파 관련 내용을 빼서 올리라고 지시했고, 이후 원본 삭제를 지시하고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한 진상 규명 차원이다.
김 대변인은 "특수본은 관련 참고인 조사 통해 정보 보고서 작성자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보고서 한글파일 삭제 등 사실과 회유 정황 파악했다"며 "삭제 경위 등은 계속 수사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청 첩보 관리 시스템에 해당 정보보고서가 등록됐고, 72시간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것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류영주 기자한글 보고서 원본 파일 삭제 시점은 참사 이후다. 다만 특수본은 해당 보고서에서 '안전사고 우려' 등의 문구가 빠져서 보고 됐는지, 더욱 윗선에서 이를 종용했는지, 삭제된 보고서가 추가로 있는지 등은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보고서 작성자가 작성한 내용이 그대로 첩보 관리 시스템에 입력이 됐다"며 "참고인 진술에 따르면 과장으로부터 특정 문구를 빼란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윗선 관여는) 수사 중에 있다"며 "일단 10월 26일 작성된 문건은 원본 한글 파일 삭제됐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언론에서 언급된 10월 초 작성 보고서와 관련해선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수본은 이임재 전 서장이 참사 당일 관용차에 머물면서 현장에 뒤늦게 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김 대변인은 "1차 압수수색 자료, 또 핵심 참고인 조사 통해 서장의 상황조치가 적절했는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초동 분석을 마치는대로 이 전 서장을 신속하게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특수본은 또 참사 직후 경찰 대처가 시간대별로 담긴 '상황보고서'에 적힌 이임재 전 서장과 관련한 행적이 사실 관계가 다르다는 의혹도 확인할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 작성자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수본은 서울청 2명, 용산서 14명, 신고자·목격자·부상자·인근 업소 관계자 등 138명을 참고인 조사한 상태다. 압수수색을 통해선 서류 매뉴얼 등 현물 611점, 녹취파일 등 전자정보 6521점, 용산서 상황실장, 이태원역장 소유 휴대전화 2대 등 총 7134점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또 CCTV 영상 57개, SNS 영상 등 78개, 제보 영상 22개 등 총 157개 영상에 대해 1차 분석을 완료했다. 김 대변인은 "경찰, 국과수 1차 합동감식에서 3D스캐너 계측 결과를 바탕으로 지리 위험도를 분석 중"이라며 "사고 현장이 촬영된 CCTV, 영상자료 등을 토대로 시간대별 운집도 변화를 파악 중이고 오늘 추가 감식을 통해 더욱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향후 서울청장, 경찰청장 등 수뇌부로 수사가 뻗어갈 가능성에 대해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이밖에 SNS상에 퍼진 '각시탈이 의도적으로 밀기를 반복했다', '아보카도 오일을 바닥에 뿌렸다' 등의 소문도 확인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빔이라는 술로 확인했다"며 "각시탈의 경우 소환조사를 통해 혐의점을 확인하겠다"라고 밝혔다.
애초 군중을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토끼머리 남성'에 대해선 참고인으로 소환조사를 완료했고 휴대전화 위치나 CCTV상 혐의점이 없어 사안을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