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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쌍방울 '100억원 CB' 사들인 유령회사 계좌영장도 유출

사건/사고

    [단독]쌍방울 '100억원 CB' 사들인 유령회사 계좌영장도 유출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파장

    쌍방울 측에 흘러간 검찰 수사기밀 가운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페이퍼컴퍼니 관련 계좌영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페이퍼컴퍼니는 쌍방울이 연루된 이재명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핵심 배후로 지목돼온 곳인데요. 자금 추적의 주요 정보가 수사 대상자 측에 유출됨에 따라 비판과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기밀 쌍방울 측에 유출
    김성태 유령회사 계좌영장도 포함
    변호사비 대납 배후로 지목된 곳
    검찰 내부서도 보안유지 실패 비판
    이원석 차장 "엄정·철저 수사" 지시

    연합뉴스연합뉴스
    쌍방울그룹으로 유출된 검찰 수사기밀 가운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소유의 페이퍼컴퍼니 계좌영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페이퍼컴퍼니는 쌍방울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핵심 자금처로 지목돼온 곳이다. 검찰의 수사 보안 유지가 실패했다는 비판은 물론, 영장이 유출된 직후 수사 대상인 김 전 회장이 해외로 출국하면서 향후 수사에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측으로 넘어간 검찰 수사기밀 자료에는 김성태 전 회장의 개인 회사를 상대로 한 계좌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착한이인베스트'라는 곳으로, 외관상 투자회사로 보이지만 특별한 영업 활동이나 매출 없이 차입금으로 운영되는 사실상의 페이퍼컴퍼니다.

    특히 '착한이인베스트'는 쌍방울이 연루된 이재명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핵심 자금 배후로 거론된다. '착한이인베스트'는 설립 2개월 만인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1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전량 사들였다. 당시 '착한이인베스트' 최대주주와 쌍방울 회장은 모두 김성태씨로 동일했다. 일종의 내부 거래인 셈이다.

    이후 '착한이인베스트'는 2020년 2월부터 100억 원어치 쌍방울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 다음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이같은 수상한 내부 거래로 10억 원 이상의 차액을 남겼다. 여기에 해당 시기 '착한이인베스트'는 대표이사 A씨에게 단기대여금으로 약 70억 원에 육박하는 돈까지 지급했는데, 이 돈의 행방은 지금도 불분명하다. 앞서 한 원외정당은 "이재명 의원의 변호인이 수임료 명목으로 쌍방울에서 현금 3억 원과 20억 원 상당의 CB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계좌 압수수색 영장은 피의자 측이 혐의를 알아챌 우려가 있어 수사팀 이외에는 극비에 부쳐진다. 그중에서도 사건의 중심에 선 특정 법인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계좌 영장은 극도의 보안이 요구된다. 자칫 검찰 수사의 초점과 방향성이 새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 이번 '착한이인베스트' 계좌 영장 유출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이유다.

    자금 추적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기밀 자료가 수사 대상자인 쌍방울 측에 사전 유출된 것으로 밝혀지자,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팀의 보안 유지 실패와 관리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수사기밀이 넘어간 이후 주요 인물인 김성태 전 회장은 해외로 출국했다. 안 그래도 진척 없던 수사에 실책까지 연달아 겹치면서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쌍방울 측에 수사기밀을 유출한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 소속 수사관 이모씨는 지난 5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됐다. 형사6부는 현재 쌍방울의 횡령·배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부서다. 이씨로부터 수사기밀을 건네받은 쌍방울 임원 지모씨에게도 법원은 같은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씨 역시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이씨와 동향 출신인데다 현직에 근무할 때부터 친분이 두터웠다고 한다. 두 사람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전해졌다.

    수사기밀 유출 정황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형사6부와는 별개로, 쌍방울을 둘러싼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에서 수사중이다. 공공수사부는 지난달 이재명 의원을 변호했던 이태형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다가 형사6부에서 생성된 수사기밀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 자료가 같은 법무법인 소속 이모 변호사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유출 경로를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도 이번 사안을 무겁게 보고 있다. 그는 수사기밀 유출 사태가 불거진 이후 대검 간부 등에게 "연루자가 몇명이든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쌍방울 사건을 다른 검찰청으로 이첩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는 "수원지검 수사팀을 믿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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