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욱이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달려오는 구본길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우리가 증명했어. 우리가 증명했다."(구본길)
실력이면 실력, 외모면 외모, 여기에 끈끈한 팀 분위기까지. 이른바 '어펜저스(어벤져스+펜싱)'가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3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이다.
새로운 역사를 쓰는 과정에서 '맏형 검객' 구본길의 공손 전략이 온라인상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구본길은 준결승전, 결승전에서 심판진에게 거듭 고개를 숙이며 팀을 이끌었다.
한국 대표팀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경기가 열리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 런던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2024 파리 올림픽까지 3연패를 이뤄냈다.
이 가운데 온라인상에선 구본길의 공손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KBS 올림픽 영상 캡처구본길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에서 막심 피암페티(프랑스)와 경기 도중 심판에게 '공손하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는 보호구까지 벗어젖히며 그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이에 김정환 해설위원은 "구본길 선수의 시그니처 동작"이라고 설명했다.
결승에서도 구본길의 공손 전략이 다시 한 번 나왔다. 사트마리(헝가리)와 경기 도중 판정을 잘못 이해한 구본길은 심판진에게 바로 고개를 숙이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 해설위원도 "자극할 필요가 없다"며 웃으며 중계했다.
앞서 구본길은 과거 방송을 통해 심판하게 유독 공손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구본길은 "심판도 사람이다 보니 감정이 상할 수 밖에 없다"며 "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구본길 선수 동방(예의지국)신기다", "현명하다", "노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89년생인 구본길은 2008년부터 한국 대표팀으로 활동하며 2011년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에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면서 한국 펜싱 역사의 산 증인이 됐다. 여기에 둘째 아들이 태어날 예정이라 의미는 더 했다.
구본길의 올림픽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한다. 다만 2년 뒤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구본길은 3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무려 6개의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