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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해도 14.3%지만…韓 축구에 큰 울림 안긴 '야권' 신문선·허정무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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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해도 14.3%지만…韓 축구에 큰 울림 안긴 '야권' 신문선·허정무 후보

신문선-허정무 후보. 대한축구협회신문선-허정무 후보. 대한축구협회
이변은 없었다. 4선에 도전한 정몽규 HDC 그룹 회장의 완승이었다.

하지만 선거 기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됐다. 정 회장의 아성에 맞선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와 허정무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에 남긴 메시지는 큰 울림을 안겼다.

두 야권 후보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4년'을 약속하며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3년부터 이어진 정 회장 체제의 축구협회는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며 '정권 교체'를 외쳤다.

특히 허 후보가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축구협회 회장 선거의 불공정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오프라인 직접 투표 진행되는 선거에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선수들이 사실상 배제됐고,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을 구성되는 등 문제점들이 허 후보가 가처분 신청을 낸 이유였다.

그 결과 당초 1월8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번 선거는 연기됐다. 선거 하루 전 법원이 허 후보가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기 전 대기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기 전 대기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또 허 후보는 법원의 선거 금지 가처분 인용으로 밝혀진 선거운영위원회 명단에 대해서도 질타를 쏟아냈다.

허 후보 측에 따르면 당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과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이 선거운영위원에 포함됐다. 허 후보는 이를 두고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면서까지 정몽규 후보의 호위무사들로 위원을 구성했기 때문에 이름을 밝힐 수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축구협회는 1월23일로 선거 일정을 잡혔지만, 허 후보와 신 후보가 "축구협회의 일방적인 통보식 선거 일정에 동의한 적 없다"며 반발해 다시 선거가 미뤄졌다. 결국 선거운영위원 재구성 등의 절차를 거쳐 26일 선거 재개가 확정됐다.

선거에 드러난 불공정 문제는 허 후보와 신 후보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해소된 모습이었다. 다만 두 후보가 제안한 선거인단 확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후보는 선거관리규정에 정해진 194명의 선거인단을 정관상 상한인 300명으로 늘려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선거운영위는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의 범위 내에서만 선거를 운영할 수 있다"면서 "회장 선거인단 규모 확대 및 직능별 배분 방식 변경과 같은 구조적 개편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선거인단은 194명으로 정해졌으나, K리그1 2개 구단이 임원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192명으로 최종 결정됐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당선소감을 밝힌 뒤 신문선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당선소감을 밝힌 뒤 신문선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연기를 거듭했던 선거는 마침내 막을 내렸다. 결과는 정 회장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정 회장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 2층 다목적 회의실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총 유효투표(183표) 중 절반을 훌쩍 넘는 156표(85.7%)를 얻어 당선됐다.

최근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인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당선되는 등 체육계 회장 선거에서 잇달아 이변이 벌어진 만큼 한국 축구의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신문선 후보는 11표, 허정무 후보는 15표에 그쳐 결선 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선거 기간 내내 제기됐던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실현되지 않았다. 단일화에 합의했더라도 산술적으로 따져 두 후보의 투표수를 합치면 14.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두 후보가 보여준 개혁 의지는 축구 팬들에게 충분히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제는 4선 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잠재우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4년을 현명하게 이끌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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