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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호러' 명성 되찾을 7번째 시리즈 '에이리언: 로물루스'[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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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호러' 명성 되찾을 7번째 시리즈 '에이리언: 로물루스'[노컷 리뷰]

    핵심요약

    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감독 페데 알바레즈)

    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스포일러 주의
     
    SF 호러 '에이리언' 시리즈가 가진 폐쇄 공포, 에이리언의 위협과 긴장을 기억하는 관객에게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만족스러운 시리즈일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시리즈의 덕후를 자처하는 감독이 만든 영화인 만큼 '에이리언' 시리즈 덕후들에게는 덕력을 점검할 수 있는 작품이다.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은 H. R. 기거의 그로테스크한 디자인과 함께 독창적인 SF 호러 영화를 선보였다. 이후 '에이리언 2'(감독 제임스 카메론) '에이리언 3'(감독 데이비드 핀처) '에이리언 4'(감독 장 피에르 쥬네) 그리고 프리퀄 '프로메테우스'(감독 리들리 스콧), '에이리언: 커버넌트'(감독 리들리 스콧)를 거쳐 7번째 시리즈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에이리언: 로물루스'로 이어졌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1편의 2122년과 2편의 2179년 사이인 2142년을 배경으로, 보다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난 청년들이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한 후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기 시작하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작품이다.
     
    저예산 공포 영화 '맨 인 더 다크'로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오프닝 시퀀스부터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에이리언'처럼 SF 호러의 색으로 강하게 채색됐음을 드러낸다. 특히 영화의 전반적인 톤은 물론 사운드 디자인을 영화 색채에 맞게 잘 구현한 만큼 시각적인 것 이상으로 청각적인 공포와 긴장 역시 상당하다.
     
    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맨 인 더 다크'에서 한정된 공간 안이 가진 효율을 극대화해서 공포감을 자아냈던 감독은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도 이러한 강점을 마음껏 발휘한다.
     
    도망갈 곳도 없는 우주에서 영화 속 인물들이 발 디딜 곳이라고는 우주정거장뿐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에이리언' 시리즈가 공포와 절망감을 자아내는 방법의 하나는 도망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공간적 특성에 있다. 이번 영화는 이러한 공간적인 특수성을 잘 살리면서도 호러 영화가 가지는 분위기를 덧대어 공포감을 한껏 살렸다.
     
    시·청각적인 요소 또한 뛰어나다. 현재의 VFX(시각특수효과) 기술력을 통해 완성된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그동안 시리즈에서 보지 못했던 페이스허거나 제노모프 등을 이용한 다양한 액션 시퀀스를 선보인다. 여기에 우주라는 공간이 지닌 특성을 활용한 액션 신은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공포, 한정된 공간에 대한 공포는 에이리언으로 가득 찬 우주정거장뿐만이 아니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기존 시리즈 주인공들보다 낮은 연령대로 구성됐다. 그들은 식민지 행성에서 노예처럼 생활하는 것은 물론 그곳을 벗어나는 것조차 기약이 없는 존재들이다.
     
    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초반, 레인(케일리 스패니)과 앤디(데이비드 존슨)의 발걸음 내내 '웨이랜드의 노예'라는 구호가 따라붙는다. 레인과 앤디는 노예처럼 사는 삶을 벗어나기 위해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레인과 앤디에게는 식민지 행성과 웨이랜드는 우주정거장 르네상스와 에이리언만큼 자신들의 삶을 핍박하고 위협하는 요소다. 발 디딜 곳 없이 살아가던 레인과 앤디에게 자신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살아갈 곳을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처럼 영화는 '발 디딜 곳' 없다는 공포를 두 가지 의미에서 진행해 나간다.
     
    영화에서 레인과 앤디의 행보만큼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바로 둘의 관계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 보이는 독특한 지점 중 하나는 그동안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합성인간(안드로이드)과 인간의 관계가 사회적이었던 것과 달리 인간 레인과 합성인간 앤디를 남매 같은 존재로 그린다는 것이다. 인간과 합성인간이라는 다른 종이지만 두 존재를 친밀한 관계로 묶어낸 것이다.
     
    이는 영화의 부제 '로물루스'와도 이어진다. 우주정거장 르네상스의 모듈인 '로물루스'와 '레무스' 중 하나인 '로물루스'에서 따온 것으로,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쌍둥이 형제의 이름이다.
     
    로물루스 레무스 전설과는 다르게 레인과 앤디는 다른 결말을 가져간다. 또 다른 레무스라 할 수 있는 존재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로물루스와 레무스 신화가 영화 안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하고 어떻게 비틀어지는지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엇보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덕후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이자 보물 상자 같은 영화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1편과 2편 사이지만,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이리언' 전 시리즈를 아우르는 오마주를 통해 바치는 헌사다.
     
    특히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스스로 '찐팬'임을 밝힌 바 있는데, 팬이 만든 영화라는 게 구석구석에 묻어난다. 덕분에 '에이리언' 시리즈 덕후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덕후의 영화로 완성됐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건 감독의 덕후력과 연출력 그리고 VFX와 사운드만이 아니라 배우의 연기력도 크다. 특히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프리실라'에서 프리실라 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베니스마저 사로잡았던 케일리 스패니는 주인공 레인 역을 맡아 다양한 감정선을 압도적인 연기로 펼쳐내며 스크린을 수놓는다.
     
    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맨 인 더 다크'에 이어 성덕이 되어 만든 '에이리언: 로물루스'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맨 인 더 다크'의 성공이 운이 아닌 실력임을 입증했다. 더 많은 영화의 크레딧에서 '페데 알바레즈'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혹시나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R등급을 받은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영화에 대한 심의 기준이 다를 뿐 미국과 동일한 버전이니 안심하고 보면 된다.
     
    119분 상영, 8월 14일 개봉, 쿠키 없음, 15세 이상 관람가.

    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에이리언: 로물루스'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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