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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WBC 한국 개최' 공식 발표, 왜 늦어지나

    '이 감동을 한국에서?' WBC의 내년 3월 1라운드 한국 개최는 이미 가닥이 잡혔지만 공식 발표는 늦어지고 있다. 사진은 2006년 1회 대회 때 일본과 본선 승리의 일등공신인 이종범이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노컷뉴스DB)

     

    세계 야구 최강을 가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6년 초대 대회부터 2009년, 2013년에 이어 2017년 3월 제 4회 대회가 치러질 예정이다.

    한국은 첫 대회 4강 신화를 달성한 데 이어 2009년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야구 강국의 입지를 굳힌 쾌거였다. 다만 2013년에는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때문에 2017년 4회 대회에서 한국은 절치부심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내년 WBC 1라운드 유치 신청까지 했다. 아무래도 홈에서 치르는 경기가 유리한 데다 야구 강국 한국도 WBC를 개최할 위상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아직 1라운드 개최에 대한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당초 KBO는 지난 4월 유치 신청을 발표하면서 "결과는 5월에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달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도 WBC의 한국 개최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대회 1라운드 대만 개최는 이미 2010년 발표됐다.

    ▲"중계권료 없이 수익 창출 쉽지 않아"

    일단 WBC 1라운드 한국 개최라는 큰 가닥은 잡혀 있다. 유치 경쟁국이자 2013년 대회 1라운드를 개최했던 대만이 일찌감치 나가떨어졌기 때문이다. 대만야구협회 지난 5월 "지난해 11월 가오슝 시에 WBC 대회 유치를 신청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아 철회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완공이 컸다. 한국은 그동안 실외 구장뿐이어서 3월의 쌀쌀한 날씨와 관련한 대비책이 없었다. 대만은 기후가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일본은 돔구장이 있어 대회 유치가 가능했다. 그러나 한국도 돔구장이 생겨 날씨와 관계 없이 야구를 할 여건이 마련됐다.

    WBC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KBO 사이에서도 한국 개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된 상황이다. 본선에 한번도 진출하지 못한 대만과 한국의 위상은 비교도 할 수 없다. 여기에 한국은 미국과 일본 등 우승후보들을 여러 차례 격파한 WBC 강호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오승환(왼쪽부터)-이대호-김현수-박병호.(자료사진=노컷뉴스DB)

     

    더군다나 올해 KBO 출신 선수들이 MLB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이대호(시애틀),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에 기존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까지 한국 야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들이 WBC에 나선다면 대회 흥행에도 큰 힘이 된다.

    하지만 WBC 한국 개최는 적잖은 난관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막대한 개최 비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칫 적자 대회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KBO 고위 관계자는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회 중계권료는 WBC 조직위가 갖는다"면서 "그 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수익이 나지 않는다 해도 마이너스 대회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개최 비용은 약 50억 원으로 예상된다. 중계권료를 빼고 입장 수익과 광고 등으로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회 개최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이유다.

    ▲"입장 수익보다 개최 도시, 기업 참여 유도"

    대회 유치 실무자인 강민호 KBO 기획팀장은 "WBC 조직위는 영국과 중국을 포함해 야구 저변과 시장을 넓히려는 야심이 크다"고 전제했다. 이어 "약 2억 명의 가시청자를 예상하고 있어 글로벌 스폰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덧붙였다.

    그런 만큼 개최 도시가 세계에 이름을 알릴 기회라는 것이다. 강 팀장은 "일단 WBC 1라운드는 4개 도시에서 이뤄지는데 미국에서 2개가 결정된다"면서 "나머지 2개는 일본과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유치 비용도 기존 250만 달러(약 30억 원) 이상으로 뛸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유럽에서도 1라운드가 개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큰 틀에서 WBC 대회 위상 제고는 반갑지만 유치와 개최 비용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만약 유치가 결정되면 대회가 열릴 고척스카이돔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입장 수익도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 고척돔은 1만6944석으로 5만여 명의 도쿄돔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돔은 돔인데...' 내년 한국의 WBC 개최가 확정되면 1라운드 경기가 펼쳐질 서울 고척스카이돔 전경. 1만6000여 석으로 5만 석의 도쿄돔에 비해 관중석 규모가 적다.(자료사진=노컷뉴스DB)

     

    때문에 KBO는 다양한 방법으로 하는 수익 창출을 고심하고 있다. 강 팀장은 "사실 입장료를 무턱대고 높이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한계도 있다"면서 "때문에 기업 동참을 이끌어내 스폰서로 연결하는 등의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갈 개최 도시의 적극성이 필요하다. 강 팀장은 "7, 8월쯤 개최 도시가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그러면 곧바로 도시의 명칭이 반영된 엠블럼이 제작돼 전 세계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WBC는 16개 팀이 4개 조로 나위어 1라운드를 펼친다. 각 조 1, 2위가 2라운드 경기를 펼치고 이후 미국에서 준결승과 결승전이 펼쳐지는 일정으로 대회가 치러져왔다. 과연 한국이 홈에서 지난 대회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설욕하고 야구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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