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이창건 감독이 25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 참석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올림픽에서 한국의 대표적 효자 종목이던 태권도. 하지만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는 '사상 첫 노 골드'의 수모를 겪었다.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포츠가 됐다. 그러면서 세계 각지로 한국인 지도자들이 퍼져 나갔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들의 실력이 점점 상향 평준화됐다는 분석이 많다.
그렇다고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이러한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끄는 이창건 감독은 지난 대회의 굴욕을 씻어내고 영광을 되찾아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이 감독은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미디어 데이'에서 현재 세계 태권도 추세에 대해 설명했다. "외국 선수들의 실력이 굉장히 좋아졌고, 상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 당시를 돌이키며 당시의 성적을 '실패'라 규정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최근 들어 경기 규칙에 많이 변화가 생겼다"며 "특히 도쿄 때는 그런 부분을 저희가 잘 준비를 못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번에는) 잘 헤쳐 나가지 못했던 부분들을 채우려고 애를 썼다"고 알렸다. 이어 "실패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잘 준비해 나가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이 미디어 데이에서 밝힌 이번 대회 목표 성적은 '최소 금메달 1개'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개별 맞춤 훈련으로 기량을 갈고 닦아왔다.
개별 맞춤 훈련에 대해 이 감독은 "선수의 나이, 성별, 체급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예를 들어 박태준(경희대·남자 58kg급)과 이다빈(서울시청·여자 67kg 초과급)이 필요한 훈련이 다르다. 훈련을 똑같이 진행할 수 없다. 그러다 선수들의 몸이 고장난다"며 "선수의 특성을 세분화해서 디테일한 맞춤형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 감독식 개별 맞춤 훈련은 선수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팀 최고참인 이다빈은 "각 선수에 맞는 훈련을 하다 보니 더 좋은 효과가 있다"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측면과 경기력 면에서 미치는 영향은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대표 서건우가 25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 참석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
사령탑이 가장 주목하는 선수는 누구일까. 이 감독은 고민 없이 서건우(한국체대·남자 80kg급)를 꼽았다. 2003년생인 서건우는 올해 다낭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이 감독은 "서건우가 이번 대회에서 '사고를 치지 않겠나'하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다. 훈련을 정말 많이 한다"고 칭찬했다.
서건우의 최대 장점으로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뽑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를 몰아붙이고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서건우의) 상대가 높이나 파워에서 더 강하더라도, 쉼 없이 공격하다 지치고 감점 패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자신만이 갖고 있는 에너지로 경기를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 감독이 이끄는 태권도 대표팀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 감독은 "종주국으로서 파리 올림픽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해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